국가와 젠더 - 성 주류화의 이론과 실천

내용이 없습니다.

여성학의 화두로 등장한 성 주류화를 학문적 정책적으로 고찰!
주류가 될 것인가, 주변이 될 것인가
기존의 체계에 단순히 여성을 추가하는 것은 성 주류화가 아니다
불평등한 기존 질서의 변혁이 성 주류화의 목표다

한국 사회는 성평등 정책을 위해 성 주류화 전략을 채택한 이래 유례가 없을 만큼 빠른 기간 동안 성별영향평가, 성 인지 예산, 성별분리통계와 같은 성 주류화 도구들을 제도화하여 시행하고 있다. 젠더 이해와 성평등 비전에 따라 성 주류화는 다양한 방식으로 시행되는데, 한국 사회에서 성 주류화 전략이 어떤 의미와 비전을 제시하는지 살펴보는 작업은 반드시 필요하다.

한 문화에서 여성을 과학과 기술에서 배제할 때 그 문화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사회 구성원의 삶을 향상시킬 수 있는 능력과 가능성의 절반을 잃어버리게 된다고 한다.

이 책은 성 주류화란 무엇인지 고찰하고 실제 정책 과정을 통해 성 주류화의 현재와 미래를 들여다본다. 새로운 인식론적 틀에서 ‘국가와 젠더의 관계’ 혹은 ‘젠더 관점에서 국가 연구’라는 학문적 물음과 실천적 답을 찾으려는 시도의 결과물인 것이다.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다(The personal is political)”라는 1960~ 1970년대 제2물결 페미니즘에서 나타난 슬로건은 여성 개인의 경험과 일상생활이 사적인 것이 아니라 정치적인 것과 연결되며 여성 개인의 경험 그 자체가 정치적인 이슈임을 의미한다. 국가의 정책은 모든 개인의 삶에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젠더 불평등(또는 평등)과 밀접하게 관련되기 때문이다. 이렇듯 젠더 연구에서 국가는 중요한 주제로서 빼놓을 수 없다.
국가와 성평등에 대한 페미니즘의 고민과 논쟁은 동등처우, 적극적 조치, 그리고 성 주류화(gender mainstreaming) 전략의 관계와 특징을 살펴봄으로써 이해할 수 있다. 성 주류화는 기존의 체계에 여성을 추가(add)하는 접근 방법과 달리, 성평등을 주류화함으로써 불평등이 유지·재생산되는 방식을 인식하고 주류의 전환을 통해 평등을 실현하려는 전략이다. 성평등 정책이 단지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정책이 아니라 모든 영역에서 전개되어야 함을 인식하고 이를 제도화하려는 것이다. 결국 이는 개인의 권리(동등대우)나 불이익(적극적 조치)으로부터 젠더 불평등을 가져오는 체제와 과정, 규범으로 관심을 전환시켜 평등의 제도화를 꾀하려는 장기적인 전략이다.
그러나 성 주류화 개념이 모호하고 여전히 발전하는 과정 중의 개념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책임 역시 누가 져야 하는지 명확하지 않고, 기술적 도구와 절차로 쉽게 축소될 수 있다. 또한 다양성 논의가 중시되면서 젠더가 다양성의 일부로 통합·축소되어 성정책 기구가 다른 반차별기구에 흡수·통합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러한 기본 개념을 바탕으로 이 책은 성 주류화가 과연 성평등 접근을 위한 새로운 전략인가? 그렇다면 성 주류화의 이행 과정에서 나타나는 혼란과 모순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그럼에도 여전히 성 주류화는 전환적 가능성을 갖는 유효한 전략인가? 또 성 주류화에 대한 이론적 접근과 실천 사이의 간극은 어떻게 볼 수 있는가?에 대해 고찰하고 있다.

제1장에서는 페미니즘, 특히 성 주류화를 국가 정책과 관련시켜 논의해야 하는 이유와 전반적인 책의 구성을 설명한다.
제1부는 성 주류화를 둘러싼 다양한 이론적 논쟁과 쟁점을 소개하고, 성평등 개념과 성 주류화의 다소 모호하고 추상적인 개념, 그리고 정책 현장에서 나타나는 가능성과 딜레마 등에 대한 질문을 이끌어내는 세 편의 글로 구성된다.
제2장 '여성주의 평등 개념을 통해 본 성 주류화'(허라금)는 성평등 개념 차원에서 성 주류화와 전략적 과정으로서의 제도적 성 주류화를 구분하고 개념적 논의와 현실 속의 긴장을 보여준다.
제3장 '성평등 전략으로서 성 주류화의 딜레마와 위험들'(마경희)은 한국 사회의 성 주류화 과정을 분석하면서 왜 성 주류화가 ‘변혁의 잠재력’을 가지기보다 성평등에 대한 새로운 ‘위험’이 될 수 있는지를 비판적 입장으로 탐구한다.
제4장 '성 주류화와 ‘젠더’ 문제'(유정미)는 젠더 개념이 등장하게 된 맥락을 이해함으로써 한국의 여성정책 또는 성 주류화 전개 과정 속에서 ‘젠더’가 어떻게 의미화되고 실현되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제2부는 국제사회와 한국에서 진행되는 성 주류화의 제도적 과정과 정책 현황을 보여주는 네 편의 논문으로 이루어진다.
제5장 '성 주류화 기반으로서 공공정책 영역의 현실'(원숙연)은 한국 사회에서 성 주류화가 진행되는 방식에 주목하고, 그 문제점을 분석한다. 성 주류화는 실제 수행되는 국가의 상황과 맥락에 따라 서로 다른 해석과 경험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많은 분석과 개입이 요구된다.
제6장 '공적개발원조의 성 주류화 정책과 과제'(남영숙)는 국제기구를 중심으로 성별과 무관해 보이는 이슈가 성 주류화 전략에서 어떻게 다르게 이행될 수 있는지 보여주며, 특히 성 주류화를 위한 국제기구의 역할에 대해 시사점을 던진다.
2006년 「국가재정법」이 제정되면서 성 인지 예산이 제도화된 한국의 상황에서 제7장 '성 인지 예산의 도입과 쟁점: 해외 사례 분석'(김윤경)은 성 인지 예산의 의미와 필요성을 잘 설명해준다.
제8장 '성 주류화와 고용정책: 유럽의 경험을 중심으로'(이주희)는 유럽연합(EU)이 주축이 되어 추상적인 성 주류화 개념이 구체적인 각 정책 분야에서 어떠한 변화를 가져오는지 고용정책 사례를 중심으로 성 주류화 경험을 분석한다.
제3부는 정책의 성 분석 사례 연구를 통해 한국의 성 주류화 과정을 분석한 총 세 편의 논문으로 구성된다.
제9장 '지역발전정책에서의 성 주류화'(김경희)는 그간 지역발전정책이 몰성적(gender-blind)일 뿐 아니라 남성 중심적으로 운영되었다는 문제 인식에서 출발해 지역개발과 성 주류화의 문제를 함께 다루었다.
제10장 '서울숲 조성 및 운영 정책 성별영향평가'(조영미)는 성별영향평가 사례 연구로 구체적인 사업에 대한 성별영향평가를 통해서 성 인지 정책의 실현 가능성을 제시한다.
제11장 '과학교육에서 나타난 성별 차이'(최경희 외)는 과학교육 영역에서 나타나는 성별 차이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성 주류화 정책 및 성 포괄적(gender-inclusive)인 과학교육방안을 제시한다.

저자소개

이재경 이화여자대학교 여성학과 교수
이은아 국제디지털대학교 강사
허라금 이화여자대학교 여성학과 교수
마경희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유정미 이화여자대학교 강사
원숙연 이화여자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남영숙 이화여자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
김윤경 이화여자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이주희 이화여자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김경희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조영미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연구위원
최경희 이화여자대학교 과학교육과 교수
신동희 이화여자대학교 과학교육과 교수
이향연 이화여자대학교 과학교육과 박사수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