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쇼핑 2 - 나만의 컬렉션을 위한 첫 걸음

저:이규현
전 조선일보 문화부 미술담당 기자로 서울디지털대학교 초빙교수(아트비즈니스 전공), 연세대, 중앙대 교양미술 강사활동을 했다. 연세대 국문학과 졸업했고, 중앙대 예술대학원 박물관미술관학과에서 미술이론 전공으로 석사학위 받았다. 그는 뉴욕 크리스티 경매회사에 있는 대학원 과정인 크리스티 에듀케이션(Christie’s Education)에서 Advanced Certificate 과정을 졸업했다.
미술경매의 전문가인 그는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작품을 손에 넣게 된 미술애호가들의 그 행복한 순간들을 목격하고 기록한 것이다. 미술경매 취재를 시작하면서, "아니, 일간지 기자가 경매장까지 취재를 오다니..."라는 말을 듣곤 했다고 한다.

그의 저서로는 『그림쇼핑』이 있고, 논문으로는 「신문 미술기사의 특성과 시대별 기능변화 연구-해방 이후 한국종합일간지를 중심으로」가 있다.

그림을 갖고 싶은 당신에게
미술시장 전문기자 이규현이 전하는
그림 쇼핑 최신 노하우!

우연히 본 그림이 마음을 떠나지 않는다면
이제, 그림 쇼핑에 나서야 할 때입니다.

“내가 그림을 사는 것은 즐기고, 공부하고, 그리고 스스로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다.”
*에밀리 트레멘(미술 현대미술 전문 컬렉터)

“열정적으로 모은 미술품은 어른들에게 포근한 담요 같은 역할을 한다.”
*워너 뮌스터버거(심리학자, 아프리카 미술 전문 컬렉터)

그림 쇼핑하러 가실래요?
우연히 본 그림이 마음을 떠나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럴 때 우리는 보통 쉽게 구할 수 있는 인쇄된 이미지를 벽에 붙이는 것으로 만족한다. 하지만, 어떤 그림을 실제로 보고 반했다면 그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음을 느낄 때가 온다. 진짜 그림을 한 번 본 이상, 이를 복제한 이미지는 사실은 전혀 다른 것이란 걸 알게 되기 때문이다. 그림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때로 그림밖에 없다. 그런데 우리는 막상 그림을 살 생각을 쉬이 하지 못한다. 『그림 쇼핑2』는 마음먹기에 따라 그림도 옷이나 가구처럼 ‘쇼핑’이 가능하다고 말하는 책이다. 『조선일보』 문화부 미술 담당 기자로 활약하며, 국내외 미술 현장을 누비고 다닌 지은이 이규현은 그림을 갖고 싶은 이들을 위한 충실한 조언자 역할을 한다. 수년 동안 각종 전시는 물론 경매장과 아트페어를 취재하면서, 그는 투자를 위해서건 순수하게 소장하고 싶어서건 원하는 그림을 손에 넣고 기뻐하는 미술애호가들을 숱하게 만나왔다. 그 자신 역시 그림과 가까이 하고 싶다는 일념으로 기자 생활을 하던 중 크리스티 에듀케이션 뉴욕에서 대학원 과정을 밟았으며, 초보 컬렉터로서 자신만의 테마를 정해 조금씩 그림을 쇼핑하고 있다.

이렇게 생생한 경험을 토대로 씌어진『그림 쇼핑2』는 현재의 미술시장이 형성된 이야기부터 감상하는 차원을 넘어서 미술작품을 어떻게 소유할 수 있는지, 작품 값은 어떻게 정해지며 미술시장을 움직이는 요소는 무엇인지 등을 하나하나 짚어간다. 지은이는 책을 통해 미술과 미술시장은 곧 태아와 양수의 관계와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건강하게 클 수 있도록 영양을 공급해주는 양수(미술시장) 없이 태아(미술)가 존재할 수 없다는 얘기다. 문화의 모든 분야가 그렇지만, 미술은 특히 그 작품이 만들어지는 당시의 사회경제적인 상황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사회경제적 상황을 생각하지 않고 눈에 보이는 그림만 가지고 그 작품과 작가를 이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작품과 작가를 깊숙이, 제대로 알기 위해선 미술시장의 흐름과 맥락도 함께 알아야 한다. 게다가 그림을 돈을 주고 사서 갖고 싶다면, 미술작품과 작가뿐만 아니라 시장을 잘 이해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그런 면에서 그림 한 점을 갖고 싶어 처음 쇼핑에 나서는 이들에게 이 책은 더할 나위 없이 친절한 미술시장 종합안내서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지난 2006년에 출간된『그림 쇼핑』의 속편이라 할 수 있지만, 전편에 비해 여러모로 달라졌다. 특히 미술시장을 딱딱한 수치로 설명하는 리포트 형식이 아니라, 수많은 실례를 소개하며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있으며, 짧은 기간 동안 호황과 불황을 모두 맛본 국내외 미술시장의 현 상황도 빼놓지 않고 소개하고 있다. 특히, 책 구석구석에 미술시장에서 일어나는 각종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배치했으며, 그림을 소유하는 즐거움과 기쁨을 진지하고 솔직하게 표현하고 있다. 대학 시절, 뉴욕에 배낭여행을 갔다가 학생 신분으로는 거금을 들여 거리의 화가에게서 그림을 사면서 자신만의 컬렉션을 위한 첫 걸음을 내디뎠던 지은이는 ‘그림 쇼핑’을 하는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미술 컬렉터는 대단한 게 아니며 누구나 될 수 있다. 한 예술가가 혼을 불어 넣어 만든 예술작품을 소유하게 되면 누구나 똑같이 가슴이 벅차오를 것이다. 바로 이런 기쁨이 그림 쇼핑으로 사람들을 이끄는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그림 쇼핑은 미술을 사랑하는 가장 열정적인 방법이다.” (본문 중에서)

그림을 갖고 싶은 당신을 위한 노트

STEP 1. 미술시장 들여다보기
STEP 1은 이제 막 그림 쇼핑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이들을 위한 워밍업이다. 우선 ‘현대미술시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부터 살펴본다. 앤디 워홀이 이미 존재한 이미지를 가공한 작품들이 어떻게 한 점 당 수백억 원에 거래가 되는지, 잭슨 폴록의 추상화 「No.5」가 1억 4,000만 달러에 팔려 개인 거래를 포함한 미술 거래 역사상 가장 비싼 작품이 된 비결은 무엇인지,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행복한 눈물」은 왜 그토록 비싸서 사람들을 놀라게 했는지 등의 의문을 던지며 미술시장을 지배하는 슈퍼 파워에 대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끌고 간다. ‘미국’이 현대미술시장의 방향을 어떻게 바꿔놓았는지, 또 어떻게 지배해왔는지 등을 살펴보다 보면 미술시장이 돌아가는 맥락을 알게 된다.

현대미술시장의 흐름과 뒷이야기 다음에는 예술과 돈의 거리가 얼마나 가깝고도 먼지 살펴본다. “미술작품의 가치를 말해주는 지표는 단 하나뿐이다. 작품이 판매되는 현장이 바로 그것이다.” 아트펀드회사의 대표가 했을 법하지만 이 말은 사실 인상파 화가 르누아르가 한 말이다. 100여 년 전 파리의 뒷골목 카레에서 예술을 논하던 화가들은 순수하게 그림과 표현의 혁신에만 몰두했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유럽 근대미술의 거장들에게도 ‘잘 팔려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다. 오히려 미국에서 미술시장이 폭발하는 20세기 중반을 지나면서 대지미술 작가들처럼 시장 논리에 반발하는 이들이 등장한다. 이렇게 서로를 껴안거나 거부하거나를 반복하는 작가와 시장들의 속사정을 듣고 난 후에는 미술시장을 이끄는 사람들, 컬렉터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이어진다. 화가를 만들고, 미술시장을 디자인하는 딜러(앙부루아즈 볼라르, 다니엘 헨리 칸바일러 등)의 역할도 빼놓지 않고 있으며, 크리스티와 소더비 등 초보자에겐 멀게만 느껴지는 경매회사를 샅샅이 훑어본다. 경매 현장을 쥐락펴락하는 경매사들 이야기도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미술시장을 뒤흔든 작품들’ 코너를 마련, 끊임없이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고, 관심을 받는 작품들을 그 사연과 함께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두었다. 경이로울 정도로 비싸서, 혹은 진짜인지 가짜인지 논란에 휩싸여서 등 각각의 이유로 해외 및 국내에서 이목을 끌며 회자됐던 작품들을 보면 미술시장의 역사가 한눈에 들어올 것이다.


STEP 2. 이것이 그림 값을 좌우한다
STEP 2는 알다가도 모르겠는 그림 값을 좌우하는 ‘결정적 요소’들을 꼭 집어 설명한다. 피카소 작품은 왜 그토록 비싼지, 둘 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가장 사랑 받는 화가인데 어째서 이중섭보다 박수근의 작품이 더 비싸고 거래도 훨씬 활발한지 알고 싶었다면 이 책에 그 해답이 있다. 키워드는 ‘처음’이 갖는 가치, 그리고 ‘유화’다. 그 밖에도 숨은 역사와 소장기록은 작품의 가격을 올리는 일등공신이라는 점, 미국, 영국 등 국가 파워가 강력한 나라에서 잘나가는 화가가 나오는 이유, 유명 컬렉터가 ø이유, 끼치는 영향력 등을 세심하게 설명해준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가격과 작품성의 상관관계, 비싸기로 소문 난 작가의 작품이라고 다 팔리지는 않는 이유, 불황이라도 미술품의 최고 낙찰 기록가는 왜 계속 깨지는지 등 그림이라는 ‘상품’의 가치를 결정하는 수많은 요소들을 하나하나 짚어준다. 이를 통해 가구나 옷처럼 그림도 마음먹으면 쇼핑이 가능하기는 하지만, 고려해야 할 것들이 훨씬 많다는 것을 세심하게 알려준다.


STEP 3. 그림 쇼핑에 나서다
STEP 3은 그림 쇼핑에 나서는 이들을 위한 본격 가이드 역할을 한다. 시작은 그림을 ‘소유한다’는 것의 즐거움과 기쁨에 대한 이야기다.
“컬렉터는 미술품에 힘과 가치를 부여한다. 왜냐하면 미술품을 가지고 있음으로써 자신의 정신적 상태가 향상되는 기쁨을 얻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좋은 작품을 가지고 있으면 그 작품의 가치가 자기 자신에게 옮겨진다고 믿는다. 좋은 미술작품을 통해 컬렉터는 자신이 ‘뭔가 있는 사람’이라고 확신하게 된다.”
심리학자이자 아프리카 미술 전문 컬렉터인 워너 뮌스터버거가 자신의 책 『컬렉팅, 그 못 말리는 열정』에서 한 말이다. 지은이 역시 학생 시절 뉴욕의 거리에서 샀던 그림을 볼 때면 그 화가가 지금은 어떻게 돼 있을지 궁금해지고, 가족, 친구들과 그림을 함께 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행복하다고 말한다. 그런 조촐한 즐거움을 위해서건, 신분상승이나 투자를 위해서건 그림을 사려면 우선 갤러리, 아트페어, 경매장에 가야 한다. 갤러리, 아트페어, 경매장 각각의 성격 분석부터, 일문일답을 통해 경매 참여시 주의할 점과 요령 등을 설명하는 부분은 그림 쇼핑에 나서기 전 알아야 할 필수적인 내용으로 가득하다.
“주식, 채권, 부동산에 질리셨습니가? 그럼 캔버스에 도전해보세요.”
영국의 파인아트펀드의 필립 호프먼 대표가 한 말이다. 그림 쇼핑이 미술투자로 이어지려면 그 원칙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분산투자, 저평가되어 있지만 수 년 안에 가치를 인정받을 만한 작가를 알아보는 안목 키우기, 취향과 투자는 별개라는 점 및 미술시장은 대표적인 장기 투자 시장이라는 점을 잊지 말 것 등이 지은이가 말하는 미술투자의 요령이다. 그 밖에도 모마, 퐁피두, 테이트와 나눠 가질 수 있는 사진과 판화, 100년 후엔 어떤 작가들이 살아남을지 등 흥미로운 사례와 논의가 이어지고 마지막으로 마음 맞는 그림을 찾아 나만의 컬렉션을 위한 첫 걸음을 내딛는 이들을 위한 정성 어린 조언으로 마무리된다. 뉴욕 근현대미술관 모마에서 소장품을 복제해 지하철역에서 연 전시, 영감을 주는 한 간이식당의 실내 인테리어, 아이를 테마로 그림을 수집하는 컬렉터의 아이 방 풍경 등을 보노라면 ‘그림 쇼핑’을 위한 첫 번째 스텝은 우선은 미술을 가까이 접하고 누리는 것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가까워져야 사랑도 수집도 할 수 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