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빙화

저:종자오정
대만의 유명한 작가. 중자오정은 1925년에 태어난 대만 1세대 작가이다. 작가는 청년 시절 초등학교 임시 교사로 재직하다 창화 청년 사범대학에 입학한다. 재학 중 열병으로 청력에 손상을 입고 암울한 시기를 보낸다. 휴학 후 다시 대만 대학교 중문과에 입학하지만 청각 장애 때문에 학업을 접고 고향으로 돌아가 용담 초등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한다. 1951년 첫 작품 『혼후』를 발표하면서 주목을 받은 중자오정은 그 뒤 10년 동안 자기 성찰의 시간을 갖는다. 1960년, 교사로 지내면서 겪었던 일들을 소재로 한 장편소설 『로빙화』를 발표하고, 대만 중화문예상을 받았다. 중자오정은 어떤 이념이나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만의 문학 세계를 펼쳐나간 작가로 평가받는다. 그의 작품으로는 『탁류 삼부곡』, 『대만인 삼부곡』, 『망춘풍』, 『윤회』등을 들 수 있다.

1989년 대만에서 만들어진 동명 영화의 원작 소설. 임시 미술 교사인 곽운천 선생님에 의해 재능을 인정받지만 끝내 어른들의 편견과 권력 앞에 자신의 꿈을 펼쳐보지도 못하고 죽음을 맞는 고아명의 이야기다. 대만의 원로작가 중자오정은 10여 년의 침묵을 깨고 죽어서야 천재성을 인정받은 고아명의 삶을 서정적으로 표현했다. 여름에 잠깐 피는 꽃인 '로빙화'는 곧 소년의 애닯은 삶을 상징한다. 1960년대 대만의 시골 학교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이야기는 고아명과 임지홍이라는 아이의 그림을 통해 아동 미술에 대한 어른들의 고정 관념과 편견을 일깨워 주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그 안을 살펴보면 교육 문제, 빈부 문제, 가족 문제 등 사회 전반의 문제가 담겨 있다. 가난에 찌들어 사는 아명의 아버지 고석송과 차 공장을 경영하며 지역 유지로 향장 선거에 나가 권력을 움켜쥐려는 지홍의 아버지 임장수, 그에게 빌붙은 몇몇 교사들과 그 교사들의 눈치를 살피는 교장. 이 모든 것들은 아명과 지홍이 다니는 수성 초등 학교를 중심 축으로 묘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