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을 죽이지 마라 - 이가서 Biz 1

역:권남희
일본문학 전문 번역가. 옮긴 책으로 『오디션』『러브레터』 『부드러운 볼』 『고흐가 왜 귀를 잘랐는지 아는가』 『무라카미 라디오』 『빵가게 재습격』 『멋진 하루』 『퍼레이드』『밤의 피크닉』 『미나의 행진』 『마호로 역 다다 심부름집』 『성형미인』 『다카페 일기』 『채굴장으로』 『어제의 세계』 『기타노 다케시의 생각노트』 『공부의 신』 『달팽이 식당』 『애도하는 사람』 『기치조지의 아사히나 군』 『마루 밑 남자』 『카모메 식당』 등 150여 권이 있다. 저서로는 『왜 나보다 못난 여자가 잘난 남자와 결혼할까』 『동경신혼일기』 『번역은 내 운명』(공저)이 있다.

세계적인 일류 기업들이 다 그렇듯, '혼다(Honda)' 역시 다른 기업에서 생각하지 못했던 특별한 노하우를 갖고 있다. 이것을 단순하게 풀어쓰면 일반 경영서와 다를 바 없는 뻔한 내용이 되고, 전문적인 부분만 강조하면 너무 딱딱해서 읽기 어렵게 된다. 같은 내용의 책을 좀더 재미있게 만들 수는 없을까? 저자는 우화라는 형식을 동원해서 일본 굴지의 자동차 회사 '혼다'의 창시자, 혼다 슈이치로의 경영 핵심을 잘 담아내면서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쓰고 있다. 짧은 분량의 이야기 속에 너무나도 알차게 경영 비법을 적절하게 잘 담아냈는지 감탄스러울 정도다. 책 속에 담긴 '혼다'의 경영 전략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제목 그대로 '닭을 죽이지 마라'는 말로 압축된다. 닭은 무리 중의 한 마리가 조금 피를 흘리고 있으면, 다 덤벼들어 그 상처난 부분을 쪼아서 죽여버린다고 한다. 이런 닭의 습성을 일반 기업체의 분위기, 특히 회의 분위기에 비유한 것이다. 누군가가 실수를 하거나 잘못을 하게 되면 바로 공격의 대상이 되고, 새로운 일을 시도하려는 도전 정신도 짓밟히기 십상이다. 이 책은 이런 회사 분위기를 개선하지 않는 한, 그러니까 닭을 죽이는 일이 계속되는 한, 기업의 발전은 기대할 수 없고 오히려 몰락의 길을 걸을 수 밖에 없다고 경고한다.